내 안의 능력을
어떻게 발휘해야 할까?
리더십과 팔로워십의 조화
소규모 프로젝트에선 같은 동료들 중 하나가 리더가 될 수 있고, 잘 모르는 분야에 투입될 땐 리더도 팔로워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능력을 어디에서 어떻게 발휘하면 될까? 그 애매하고 궁금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대통령에게도 정해진 자리는 없다
2011년 5월, 미군은 9.11 테러의 주범으로 알려진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하기 위한 대테러작전에 착수했다. 투입된 네이비 씰 대원의 헬멧과 어깨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작전상황이 실시간으로 전송됐고, 상황실에서는 화면을 보며 작전을 총괄 지휘했다. 여기서 마샬 웹 준장이 등장한다. 그는 바로 그 경험이 있는 인물로, 특수 작전지휘에 가장 탁월한 능력을 보유한 전문가였다. 이에 당시 대통령이었던 오바마는 그의 그런 능력을 높게사 기꺼이 지휘권을 상징하는 상석을 내어주고, 자신은 곁에서 그가 리더십을 발휘하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며 지지를 보냈던 것이다.
리더와 팔로워들,피라미드에서 내려오다
첫째, 리더에겐 열린 사고와 유연한 태도, 팔로워에겐 과감한 태도가 필요하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바뀐 시대에선 그렇지 않다. 사람이 자리를 만든다. 변하지 않는 확고부동한 리더의 자리, 부하의 자리라는 것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는 계급이나 지위와 상관없이 해당 과업을 가장 잘 수행해낼 수 있는 사람이 언제라도 해당 프로젝트의 리더가 될 수 있는 시대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이 마샬 웹 준장에게 자리를 내준 것처럼 리더는 해당 과업을 중심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아량과 배려가, 팔로워는 기회가 왔을 때 리더를 배려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자신감과 배포가 필요하다.
둘째, 리더는 육성능력이,팔로워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계층으로 나뉘던 기존에는 리더는 리더로서 해야 할일만, 팔로워는 팔로워로서 챙겨야 할 일만 잘 챙기면 아무런 문제없이 조직이 운영됐다. 그러나 더불어 일을 하면서 이제는 상황에 따라 리더가 팔로워처럼, 팔로워가 리더처럼 일을 해야 한다. 이에 리더의 중요한 책무는 팔로워가 언제라도 자신과 같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길러내는 것이고, 팔로워의 책무는 아무 때라도 기회가 주어지면 리더로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인재사관학교로 유명한 P&G의 경우,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리더라 하더라도 자신의 자리를 즉시 대체할 팔로워를 길러놓지 않으면, 차기 보직으로 승진을 시켜주지 않을 정도다.
셋째, 리더와 팔로워 모두에게 역지사지의 공감능력이 필요하다
미 해군의 신화적 존재로 숭앙 받는 니미츠 제독은 자신의 부대관리 성공비결을 “소위에게는 중위, 중령에게는 대령이 챙겨야 할 일을 상상하게 하고, 이를 토대로 부대를 지휘하도록 끊임없이 기회를 제공했던 것”이라 말했다. 함께 어울려 업무를 수행하며 서로 간에 시너지를 창출해내기 위해서 팔로워는 자기가 맡고 있는 과업에만 머물던 시야를 넓혀, 리더가 조직 전반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를 상상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역으로 리더는 팔로워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서로의 처지에서 생각해보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상황에 따라 적합한 모습으로 변신하라
그중 하나가 바로 Linkership(링커십)이다. 링커십이란 조직의 허리 혹은 중간 역할을 하며 리더에게는 적극적인 참모 역할을, 팔로워에게는 리더가 미처 챙겨주지 못하는 부분을 챙겨주거나 학습시켜줘 조직역량 전체의 시너지를 증진시켜주는 능력을 말한다.
그렇다면 링커라는 계급은 또 따로 있는 것일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그것은 조직 내 여러 사람들 중 적어도 중간에 있는 많은 이들이 해야 할 또 다른 역할일 뿐이다. 그래서 이 링커 역할을 맡는 사람들 역시 때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도 있고, 때론 팔로워십을 발휘해야 할 때도 있다.
공동의 목표 및 조직의 성공과 이를 통한 개인의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렇게 그릇에 담기는 물처럼, 때와 장소에 맞춰 그에 적합한 모습으로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리더도 때로는 팔로워처럼, 팔로워도 때로는 리더처럼. 혹은 그 두 역할을 조금씩 해내는 링커처럼 말이다. 그러한 변신이 가능할 때 그리고 그 역할을 제대로 인식하고 해낼 때 비로소 어떤 목표든 성장이든 이룰 수 있을 것이다.
2020.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