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에 나 있다!



이안에 나 있다!

인텔의 앤디 그로브를 만나다

인텔은 CPU라는 고객에게 드러날 일 없는 컴퓨터 속 부품을 만드는 회사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이 탑재돼 있느냐, 없느냐가 컴퓨터 선택의 기준이 됐다.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라는 파란색 스티커가 인텔이란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킨 덕분이다. 이 스티커는 인텔의 CPU를 탑재한 컴퓨터의 품질을 보증하는 증표와도 같다. 이와 관련해 인텔의 창업자 앤디 그로브와 함께 고객의 마음 속으로 좀 더 깊이 들어가기 위한 노력에 대해 가상대화를 나누어보았다.
글. 편집실 / 일러스트. 하고고
글로비스+. 인텔은 ‘인텔 인사이드 캠페인’으로 여느 B2B 기업과 달리 소비자들과 아주 가까운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지요. 고객과 가까워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의 기업문화와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 동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로브. 현대글로비스는 수출입 물류 업무가 많을 테니 해외 협력사들과의 물리적 거리가 상당히 멀겠군요.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기가 쉽지 않겠어요. 인텔의 경우, 사실 물리적으로는 가까이 있는데, 소비자에게 우리를 드러낼 수 없어 거리감이 있었지요.

글로비스+. 1990년대 초만 해도 소비자들에게 CPU는 컴퓨터에 들어가는 부품에 불과했으니까요. 컴퓨터 제조사에만 관심이 있었지, 어떤 회사가 만드는 CPU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인텔 인사이드 광고가 눈에 띄더라고요. 그때부터 ‘아, 컴퓨터에는 CPU를 만드는 회사가 따로 있구나’ 알게 되었습니다.

그로브. 네, 우리는 컴퓨터 제조사가 인텔의 CPU를 사용한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 필요성은 모두가 느끼는게 아니었습니다. 사실 인텔 인사이드 캠페인을 시작할 때만 해도 컴퓨터 부품을 만드는 회사의 미친짓이라는 비아냥을 들었으니까요. B2B 기업이 거래처만 잘 관리하면 되지, 뭐 하러 대중이나 소비자까지 관리하느냐는 의미에서요.


글로비스+. 그런데 어떻게 그걸 이끌어 나갈 수 있었나요?

그로브. 확신이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1998년까지 제가 CEO로 있는 동안에는 꾸준히 인텔 인사이드 캠페인을 펼쳤습니다. 이 캠페인을 시작하고 3년 동안 무려 5억 달러의 거금을 쏟아 부었고, 그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인텔의 브랜드 가치가 글로벌 10위권으로 진입했죠.

글로비스+. 사람들은 컴퓨터에 인텔의 CPU가 탑재되어 있지 않으면 자신의 제품이 뒤떨어진 기분을 가진다고 해요. 이제 컴퓨터 사용자 치고 인텔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 되었지요. 고객과 가까워진다는 것은 그만큼 강력한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로브. 현대글로비스 역시 고객과의 물리적 거리 때문에 고객관리에 어려움이 적지 않을 텐데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글로비스+. 저희는 고객과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다가 팀원들의 사진, 프로필, 연락처, 인사말을 담은 팀 소개 자료를 만들어 해외 협력사 담당자들에게 보내주기도 했어요.

그로브. 상당히 기발한 아이디어네요. 업무 파트너끼리 얼굴도 모른채 통화를 하면 서먹서먹할 텐데. 서로 얼굴이라도 알고 통화를 한다면 은근한 친밀감을 느낄 수 있겠지요. 업무에 대한 신뢰도 훨씬 더 높아졌을 것 같은데, 맞나요?

글로비스+. 맞습니다. 많은 직원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어요. 전화 속 목소리가 한결 더 부드럽고 친근하게 들린다고 하더라고요. 직원들의 목소리에도 자신감이 묻어나고요. 덕분에 업무협조도 예전보다 훨씬 쉬워졌어요. 고객과 가까워진다는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지요.

그로브. 어떤 기업이든 소비자와 가깝지 않으면 시장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기 힘듭니다. 30여 년 전, 인텔이 메모리 사업에서 손을 떼고 CPU에 집중했던 것도 시장의 흐름을 읽었기 때문이에요. 이제 인텔도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만, 어떤 변화가 되었든 소비자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지요. 면대면이 아니어도 고객과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있을 겁니다. 현대글로비스 역시 건승하기를 바랍니다.

2020.07.01

인텔의 앤디 그로브를 만나다

인텔은 CPU라는 고객에게 드러날 일 없는 컴퓨터 속 부품을 만드는 회사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이 탑재돼 있느냐, 없느냐가 컴퓨터 선택의 기준이 됐다.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라는 파란색 스티커가 인텔이란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킨 덕분이다. 이 스티커는 인텔의 CPU를 탑재한 컴퓨터의 품질을 보증하는 증표와도 같다. 이와 관련해 인텔의 창업자 앤디 그로브와 함께 고객의 마음 속으로 좀 더 깊이 들어가기 위한 노력에 대해 가상대화를 나누어보았다.
글. 편집실 / 일러스트. 하고고

글로비스+. 인텔은 ‘인텔 인사이드 캠페인’으로 여느 B2B 기업과 달리 소비자들과 아주 가까운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지요. 고객과 가까워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의 기업문화와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 동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로브. 현대글로비스는 수출입 물류 업무가 많을 테니 해외 협력사들과의 물리적 거리가 상당히 멀겠군요.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기가 쉽지 않겠어요. 인텔의 경우, 사실 물리적으로는 가까이 있는데, 소비자에게 우리를 드러낼 수 없어 거리감이 있었지요.

글로비스+. 1990년대 초만 해도 소비자들에게 CPU는 컴퓨터에 들어가는 부품에 불과했으니까요. 컴퓨터 제조사에만 관심이 있었지, 어떤 회사가 만드는 CPU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인텔 인사이드 광고가 눈에 띄더라고요. 그때부터 ‘아, 컴퓨터에는 CPU를 만드는 회사가 따로 있구나’ 알게 되었습니다.

그로브. 네, 우리는 컴퓨터 제조사가 인텔의 CPU를 사용한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 필요성은 모두가 느끼는게 아니었습니다. 사실 인텔 인사이드 캠페인을 시작할 때만 해도 컴퓨터 부품을 만드는 회사의 미친짓이라는 비아냥을 들었으니까요. B2B 기업이 거래처만 잘 관리하면 되지, 뭐 하러 대중이나 소비자까지 관리하느냐는 의미에서요.

글로비스+. 그런데 어떻게 그걸 이끌어 나갈 수 있었나요?

그로브. 확신이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1998년까지 제가 CEO로 있는 동안에는 꾸준히 인텔 인사이드 캠페인을 펼쳤습니다. 이 캠페인을 시작하고 3년 동안 무려 5억 달러의 거금을 쏟아 부었고, 그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인텔의 브랜드 가치가 글로벌 10위권으로 진입했죠.

글로비스+. 사람들은 컴퓨터에 인텔의 CPU가 탑재되어 있지 않으면 자신의 제품이 뒤떨어진 기분을 가진다고 해요. 이제 컴퓨터 사용자 치고 인텔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 되었지요. 고객과 가까워진다는 것은 그만큼 강력한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로브. 현대글로비스 역시 고객과의 물리적 거리 때문에 고객관리에 어려움이 적지 않을 텐데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글로비스+. 저희는 고객과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다가 팀원들의 사진, 프로필, 연락처, 인사말을 담은 팀 소개 자료를 만들어 해외 협력사 담당자들에게 보내주기도 했어요.

그로브. 상당히 기발한 아이디어네요. 업무 파트너끼리 얼굴도 모른채 통화를 하면 서먹서먹할 텐데. 서로 얼굴이라도 알고 통화를 한다면 은근한 친밀감을 느낄 수 있겠지요. 업무에 대한 신뢰도 훨씬 더 높아졌을 것 같은데, 맞나요?

글로비스+. 맞습니다. 많은 직원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어요. 전화 속 목소리가 한결 더 부드럽고 친근하게 들린다고 하더라고요. 직원들의 목소리에도 자신감이 묻어나고요. 덕분에 업무협조도 예전보다 훨씬 쉬워졌어요. 고객과 가까워진다는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지요.

그로브. 어떤 기업이든 소비자와 가깝지 않으면 시장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기 힘듭니다. 30여 년 전, 인텔이 메모리 사업에서 손을 떼고 CPU에 집중했던 것도 시장의 흐름을 읽었기 때문이에요. 이제 인텔도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만, 어떤 변화가 되었든 소비자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지요. 면대면이 아니어도 고객과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있을 겁니다. 현대글로비스 역시 건승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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