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비스인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사내 스타트업 프로그램 ‘제로원’ 그리고 ‘서프컴퍼니’

창업? 그것도 본사의 지원을 받아 스타트업 회사를 차린다? 이게 무슨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인가 싶지만 발상의 전환이 새로운 길을 내는 법. 현대자동차그룹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제로원(ZER01NE)’은 업무적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현대그룹사 임직원들을 위한 ‘멍석’이다. 현대글로비스인이 창업한 서프컴퍼니(SURFF Company)가 그 증거다.

업무적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기회! 제로원 프로그램

‘제로원(ZER01NE)’은 현대자동차그룹에서 계열사를 포함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한마디로 회사의 지원을 받아 스타트업 회사를 창업하는 프로그램이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기아,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 등 현대그룹사 15개사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며, 접수 마감일 기준으로 2년 이상 재직 중이라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물론 아무 사업 아이템이나 선발되는 것은 아니다. 현대자동차/기아 및 참여 그룹사와 연계성이 있는 과제(80%) 혹은 사업성이 높아 투자 가치가 있는 미래 유망 신산업 과제(10%), 그리고 현대자동차그룹 제시 과제(10%)와 관련이 있어야 한다. 매년 공모를 진행하는 제로원은 올해도 5월 7일부터 6월 3일까지 접수를 받아 차세대 스타트업 발굴에 나섰다.

사업계획서는 자유롭게, 3년 이내 복직 가능

접수는 ‘리더 트랙’과 ‘팀원 트랙’으로 나뉜다. 최대 10개 팀이 선발되며 사내 육성 기간 1년 동안 개발비 최대 3억 원 지원과 외부 전문가(엑셀러레이터)로부터 전담 멘토링을 받을 수 있다. 다니는 회사를 나가 내 회사를 차릴 수 있다는 콘셉트가 흥미로우면서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제로원 프로그램은 ‘창업 후 3년 내 폐업 시 재입사 가능하다’는 안전망을 달았다. 제대로 된 아이템과 그림만 있으면 나의 역량을 백배 발휘할 수 있는 것. 사업계획서는 최대 12페이지 이내로 필수 내용을 포함해 PPT 형식으로 자유롭게 작성하며 된다. 자세한 문의는 제로원 컴퍼니빌더 공식 이메일 계정(zer01necb@hyundai.com)을 통하면 된다.

제로원에서 글로비스인이 창업한
스마트 선복 트레이딩 플랫폼, 서프컴퍼니

현대글로비스는 2021년 11월 한 팀의 사업계획서가 통과되면서 사내 스타트업을 위한 시범사업에 들어갔다. 이후 2023년 2월 정식으로 분사하면서 자체 사업장을 가진 회사로서 정식 출항을 알렸다. 이른바, 선복 트레이딩 플랫폼 ‘서프컴퍼니’가 그것이다.

현대글로비스 임직원이 창업한 서프컴퍼니는 해운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출입 화물 공간 즉, ‘선복’을 중개∙거래하는 스타트업 회사다. 그간 국내 선복 시장은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선복 정보로 인한 가격 인플레이션과 신규 등록만큼 증가하는 폐업 신고로 시장의 불안정성이 야기됐다. 아날로그 방식의 선복 거래 방식 또한 세계 6위 수출국인 한국의 국제 운송 서비스 품질을 저하하고 물류대란의 원인으로 꼽혔다. 서프컴퍼니는 해운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복의 수량을 파악해 선주와 화주를 이어주며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개선하고 더 나아가 스마트한 해운 시장을 선도하는 스마트 선복 트레이딩 플랫폼이다.

국내 1위 물류기업인 현대글로비스 직원들이 설립한 서프컴퍼니가 불투명하고 폐쇄적인 해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솔루션은 ‘해운 데이터 MAP’과 ‘선복 트레이딩 플랫폼’ 구축. 해운 데이터 MAP을 통해 투명하게 해운 데이터 큐레이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의 복잡한 선복 거래를 디지털화해 간편화하는 것이다. 해운 데이터 MAP은 실시간으로 국내 수출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95%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세부 항로 단위로 항로별 선복 가격과 수출 기업 데이터, 포워더 정보, 선사 정보, 항로별 물동량 정보, 수출 품목, 컨테이너 정보 같은 핵심 데이터를 공유한다. 선복 트레이딩 플랫폼은 해운 데이터 MAP을 통해 확보된 고객들을 바탕으로 항로별 선복 수요 증감에 따른 실시간 선복 다이내믹 프라이싱, 고객군을 분류해 서비스하는 선복 자동 매칭 시스템 등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프컴퍼니는 당시 현대글로비스 입사동기로 포워딩 업무를 담당하던 최선진 매니저와 한지성 매니저가 2021년 제로원 프로그램에 출품한 사업 아이템의 결실이다. 8년 차 물류인으로서 선복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두 글로비스인은 그간의 경험과 데이터, 아이디어를 융합해 서프컴퍼니를 명실상부한 최고의 선복 트레이딩 플랫폼 회사로 키워냈다. 2023년 2월부터 어엿한 독립적인 사업체가 된 서프컴퍼니의 최선진 대표를 만났다.

제로원 프로그램 지원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처음에는 제로원 프로그램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당시 현대글로비스의 사내 학습조직 프로그램이 있어서 참여했는데 이 프로그램에서 저희 팀이 최우수 학습 조직으로 선정됐어요. 그러면서 최우수팀에 대한 보상으로 제로원 프로그램의 본선에 자동으로 진출하게 됐습니다.

선복 트레이딩 플랫폼에 대한 아이템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코로나 시기 전국적으로 선복이 부족해 수출입이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글로비스가 계약한 선복들이 반도체나 공장 셧다운 이슈 등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남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습니다. 이렇게 남은 선복들이 누군가에게는 정말 필요한 자원이었는데 선사에 반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잔여 선복 정보를 공유하고 정말 필요한 기업들이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지원할 때만 해도 이렇게 실제로 소속이 바뀌고 회사가 차려질 것이라고 예상하셨나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로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팀들 중에 총 10개 팀이 선발됐는데, 그중에서도 4~5개 팀만 최종적으로 분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른 팀들의 아이디어는 대부분 자동차 산업 기술, AI, 로봇 등 스타트업 시장에서 선호하는 주제들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뽑힐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선복 트레이딩 플랫폼으로서 서프컴퍼니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종합 물류 서비스 비교 플랫폼들이 몇몇 존재하지만, 물류 서비스에는 내륙운송, 통관, 해상 등 다양한 업무가 섞여 있어 가격 투명성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서프컴퍼니는 선복에 특화된 플랫폼으로, 선복과 관련된 데이터를 전 세계 어느 기업보다 빠르게 수집합니다. 이를 통해 현업에서 필요한 정보뿐 아니라, 해당 결과 값을 구성하는 원시 데이터(RAW DATA)도 함께 제공해 정보의 투명성과 데이터 신뢰성에서 경쟁 플랫폼보다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회의 중인 서프컴퍼니 직원들의 모습

지난해 2월 분사하면서 독립적인 회사가 됐는데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들었을 듯합니다.

수많은 경쟁을 뚫고 제 아이디어가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강한 성취감을 얻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퇴사와 독립을 앞두고는 안정적으로 다녔던 대기업을 나와 홀로 서야 하는 걱정과 두려움 때문에 일주일 전부터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서프컴퍼니의 직원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요?

현재 직원은 정규직 8명과 인턴 1명 총 9명입니다. 현대글로비스 출신은 저랑 한지성 이사님만 계십니다.

최선진 대표와 함께 현대글로비스를 나와 서프컴퍼니를 차린 한지성 이사

제로원 프로그램 참여부터 분사한 지금까지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폐쇄적인 해운 시장에서 고객을 직접 만나 새로운 서비스를 소개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기존 시스템에서 벗어난 해운 물류 플랫폼에 대해 불만을 가진 분들도 많았고 서프컴퍼니를 배척하는 고객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고객들의 의견을 듣고 피드백을 받아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현재까지도 고객 한 명 한 명 만나는 일이 가장 어렵지만 제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프컴퍼니의 향후 계획, 포부는 무엇인가요?

향후 해운 물류 산업의 디지털화를 가속화하고, 방대한 해운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수집, 정리, 제공하여 선복 거래의 투명성을 높일 계획입니다. 사용자 경험을 최적화하고, 중소기업들도 대기업 수준의 물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선하겠습니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여 전 세계 해운 데이터를 반영한 서비스를 제공해 글로벌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최선진 대표와 한지성 이사

이 칼럼을 통해 현대글로비스의 임직원들과 오랜만에 만날 텐데요, 인사의 말씀을 전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작년 2월까지 현대글로비스에서 즐겁게 근무했던 최선진과 한지성입니다. 업무 협의 차 수차례 방문할 때마다 항상 반갑게 맞이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동기, 후배, 선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현대글로비스에 재직 중일 때는 잘 몰랐지만, 밖에 나와 보니 글로벌포워딩 시장에서 현대글로비스의 위상이 다른 어떤 물류사보다 압도적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배경 덕분에 현대글로비스 출신 인원이 만든 물류 플랫폼이라는 타이틀만으로도 외부 투자뿐 아니라 다양한 정부 지원 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글로벌물류사업부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통해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물류 환경으로 인해 해운 시장은 더욱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선복이 부족하거나 남는다면 언제든 편하게 서프컴퍼니로 연락 주십시오.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편집실
2024.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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