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를 기다리는 가슴 떨림
바다에서 즐기는 행복한 ‘서핑’ 생활

MZ 세대에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서핑. 온몸으로 파도와 부딪히며 자연과 하나가 되는 몰입감과 자유로움에 빠진 글로비스인이 있다. 서핑 라이프를 즐기는 아주KD사업팀 허홍석 책임매니저를 통해 서핑의 매력을 찾아가 보자.

밀려왔다가 밀려가고, 또 밀려오는 파도를 숨죽여 기다리는 서퍼의 가슴은 두근거린다. 파도에 올라타 물결 사이사이, 빛 사이사이를 통과하는 찰나는 벅차다. 아주KD사업팀 허홍석 책임매니저는 그 순간의 아름다움과 짜릿함을 누리는 서퍼이다.

“2016년 휴가차 홀로 떠난 발리에서 서핑을 처음 접했어요. 발리가 서핑으로 유명하다는 걸 알고 이틀 정도 체험을 신청했다가 푹 빠져버려서 모든 일정을 서핑으로 변경했습니다. 귀국하고 몸살까지 앓았지만, 지금도 발리에서의 첫 서핑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서핑이 취미가 된 지 벌써 8년째네요.”

롱보드를 탄다는 허홍석 책임매니저는 서핑을 시작하기 전과 후의 변화가 기억나지 않을 만큼 서핑이 일상이 됐다. 주말 파도가 좋다는 예보를 확인하면 일단 바다를 향해 달린다. 주말 3일 전까지는 약속도 잡지 않는다. 해외여행도 잦아졌다. 좋은 서핑 포인트가 있다면 여행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바다가 없는 곳은 아예 갈 생각이 없다는 게 스스로 생각하는 문제점이라고.

그렇다고 서핑에만 몰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허홍석 책임매니저는 서핑은 시간과 비용 투자를 많이 필요로 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적당한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기상 예보에 따라 다르지만, 월 2회 정도 바다를 찾고, 해외여행은 매년 1~2회 정도 다녀온다. 매달 일정 금액을 적금으로 모아 새 장비를 사거나, 여행 경비로 사용 중이다.

서핑 외 프리다이빙과 스노보드 등도 즐긴다는 허홍석 책임매니저에게 취미가 주는 의미는 명확하다. ‘누구에게나 일상에서 기분 전환과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활동이 무엇이든 취미가 될 수 있고, 삶의 원동력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휴가지에서 운명처럼 만난 서핑을 통해 바다를, 나아가 자연까지도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다는 허홍석 매니저에게 서핑은 취미 그 이상의 의미가 된 게 분명하다.

서핑의 매력을 알려주세요.

우선 바다 자체가 주는 매력이 큽니다. 먼바다 한가운데로 나가 보드 위에 앉아서 수평선을 바라보면, 너무 아름답죠. 특히 해가 떠오를 때 파도 결에 비치는 태양은 경이로울 정도예요. 그리고 바다에 들어갈 때는 휴대전화를 두고 갈 수밖에 없잖아요. 휴대전화 노예인 저에게 입수 시간만큼은 전자기기를 벗어나 자연과 함께 있는 느낌이 들어요. 모든 걱정은 사라지고 마음에 평온함이 찾아오는 듯해요.
또 다른 매력은 역시 라이딩이죠. 요즘 서핑 체험을 한 번씩은 해보셨을 텐데요. 보통 강사가 밀어주는 직진 방향으로 서핑하셨을 거예요. 원래 서핑은 파도면을 옆으로 타는 스포츠입니다. 처음 사이드라이딩에 성공했던 순간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서핑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사실 실력은 자신 있게 말하긴 어렵습니다만, 국내외 어디서든 같이 간 서퍼를 챙길 수 있는 정도는 탑니다. 파도 컨디션이 좋으면 보드 위에서 로깅(걷는 행위), 리엔트리(보드 회전) 등의 기술까지는 구사할 수 있어요.

발리 꾸따(Kuta) 해변에서

서울에서 일하는 직장인이 환경에 영향을 받는 서핑을 어떤 방식으로 즐길 수 있나요?

주말의 파고나 바람 등의 예보를 확인하고 계획을 짜요. 그런데 막상 가면 파도가 없을 때도 있고, 기대 없이 갔는데 파도 컨디션이 좋은 경우도 있지요. 교통편은 같이 서핑하는 친구들과 카풀을 짜서 가고요. 주로 동해안을 가지만, 파도 컨디션이 좋다면 남해와 서해 여행을 계획하기도 합니다.

서핑 종목은 보드의 크기와 유형에 따라 종목을 나눠요.

· 롱보드 보드 길이가 270cm~360cm이며, 폭과 두께도 두꺼워서 부력이 좋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입문자나 헤비급이 타기에 부담되지 않아요.

· 숏보드 보드 길이가 165cm~210cm이며, 폭이 좁고 두께가 얇아 부력이 없어요. 방향을 전환하거나 기술을 사용하기에 용이하고, 크고 가파른 파도를 빠르게 탈 때 적합해요. WSL(국제 서핑 대회)의 메인 부문이자,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죠.

· 펀보드 보드 길이가 210cm~270cm이며 주로 롱보드에서 숏보드로 넘어가는 과정 중 자주 타요. 롱보드보다 속도감이 뛰어나요.

· 피쉬보드 물고기를 닮은 동글동글한 보드로 길이가 210cm 미만이에요. 부력이 좋은 편이고, 작은 파도를 탈 때 적합해요.

· 건보드 숏보드의 큰 버전이라고 불리는 건보드는 큰 파도를 탈 때 사용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물어요.

서핑이 취미 생활로서 가진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솔직히 장점은 별로 없어요. 그냥 제가 좋아서 하는 겁니다. 단점은 말도 못 할 정도로 많아요. 우선 시간과 비용 소모가 어마어마해요. 주말에 동해안에 가려면 차 막혀서 4~5시간은 기본이고, 교통비만 통행료 포함해서 왕복 10만 원입니다. 보드 슈트와 같은 장비도 빌려 쓰다가 구입하려면 목돈이 들어가죠. 그에 비해 단기간에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죠.
그리고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지만, 파도 컨디션이 좋진 않기 때문에 하고 싶다고 항상 할 수는 없어요. 파도 예보를 보면 한숨이 나올 때가 많아요. 아, 햇빛과 바닷물로 피부와 머릿결이 상하기도 하죠.
마치 제가 서핑 안티 같네요. (웃음)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하고 있다는 건 서핑 자체가 주는 매력과 재미가 대단하기 때문 아닐까요?

서핑을 위해 ‘이 정도까지 해봤다.’ 하는 시도가 있었나요?

회사에서 좋은 기회를 주셔서 2019년부터 한 2년 동안 인도에서 주재원 생활했었습니다. 그 당시 서핑을 정말 하고 싶었는데 체류지가 인도 내륙의 중앙이라 바다 접근이 어려웠습니다. 업무하기에도 바빴는데, 주말 이틀 동안 서핑하려고 국내선을 타고 바다를 찾아갔던 기억이 납니다. 국내에서는 1년에 5번까지 해외 서핑을 간 적도 있어요. 발리, 대만, 필리핀, 하와이 등 가리지 않고 다녔고, 그중 발리는 이제 셀 수 없을 정도로 다녀왔습니다.
서핑을 시작한 초기에는 몸 밸런스 향상을 위해 요가도 하고, 기술을 연습하기 위해 랜드보드(스케이트보드)를 하거나, 체력을 위해서 꾸준히 수영도 하고 있습니다

우열을 도저히 가릴 수 없어 두 곳 모두를 1위로 선정할게요. 하와이는 한 번 가봤는데, 정말 ‘쵝오’입니다.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호놀룰루 해변 남쪽부터 WSL이 열리는 빅웨이브 배럴 포인트인 북부까지가 모두 서핑하기 좋아요.

서퍼들의 인기 명소인 하와이 남부 와이키키 해변

발리 역시 서핑 포인트가 많고, 한국인 캠프를 운영하는 업체가 많아서 입문자와 숙련자 모두 즐기기에 완벽합니다. 인프라나 예산에 맞게 고르신다면 두 곳 어디든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서핑 천국인 발리의 울루와뚜 해변

파도만 생각하면 제주도 중문이 좋지만,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한다면 당연히 동해안이죠. 동해안 곳곳에 서핑 숍과 관련 인프라 등이 잘 형성되어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서핑하면 떠오르는 양양도 동해안이죠.

우리나라 대표 서핑 포인트인 강원도 양양군 죽도 해변

추가로 경기도 시흥시에 생긴 인공서핑장 웨이브파크(https://www.wavepark.co.kr/)도 추천하고 싶네요. 거리가 가깝고 날씨와 상관없이 언제든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다만 가격은 비싼 편입니다.

서핑은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데요. 동호회 활동 등을 하시나요?

동호회에 가입하진 않았고요. 서핑을 시작했을 무렵부터 꾸준히 다니는 서핑 숍이 있어요. 그곳에서 자연스레 친해진 친구, 강사들과 함께 서핑 여행을 다닙니다.

서핑 입문자는 어떤 과정을 거쳐 배우면 좋을까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마음가짐 정도? 일단 서핑을 체험해 보세요. 장비 대부분은 서핑 숍에서 대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수영복과 선크림 정도만 준비하시면 됩니다. 장비 구비나 그 외 운동은 서핑이 자신에게 맞고 즐길 준비가 됐을 때 천천히 시작하셔도 됩니다. 서핑과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저에게 연락해 주시면 친절하게 알려드릴게요. (웃음)

서핑을 더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꿀팁이 있나요?

서핑을 잘하려면 바다를 사랑해야 합니다. 열정이 아무리 커도 파도 환경에 따라 즐길 수 없는 경우가 많은 게 서핑이에요. 그렇다 보니 실망할 때도 많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바다 자체를 좋아하게 됐어요. 바다를 보며 멍때리는 시간, 바닷가에서 즐기는 다른 활동들도 좋아하게 됐죠. 자연을 생각하는 마음도 커집니다. 바닷가에 쓰레기가 보이면 먼저 줍고, 일상에서 일회용품을 줄이려는 노력도 해요. 이런 마음이 생긴다면 서핑도 더 즐거워질 것으로 생각해요.

· 첫째 입문자는 강사의 목소리에 항상 주의를 기울여주세요. 물 안에서는 주변 소리가 잘 안 들리고, 사진 찍는 데 정신이 팔리다 보면 다치는 경우가 많아요.

· 둘째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이 안전을 위해 준비 운동과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세요.

· 셋째 파도 1개에 1명의 서퍼만 있어야 안전해요. 서퍼가 여럿이면 부딪쳐서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늘 주변을 살펴야 해요. 해외의 유명한 서핑 스폿에서는 이런 규칙을 어길 시 로컬 서퍼에게서 쫓겨나는 일도 흔하답니다.

서핑을 하면서 캠핑이나 풍경 촬영 등 다른 활동으로 확장되기도 했나요?

물론이죠. 서핑하다 보면, 여유 시간이 많아요. 바닷가로 가는 동안 맛집을 찾기도 하고, 여름과 가을에는 캠핑이나 차에서 숙박하며 바닷가를 찾아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촬영에도 취미가 있으면 좋을 텐데 저는 몸소 즐기는 걸 우선으로 하다 보니 촬영은 아직… 누군가 찍어주는 건 너무 감사하죠. (웃음)

서핑 외 취미가 또 있나요?

물에서 하는 활동은 대부분 좋아합니다. 수영은 평상시에 꾸준히 하고 있고, 아마추어 대회에도 종종 참가하고 있어요. 그리고 사내 프리다이빙 동글이 ‘숨’에 가입해 월 1회 정도 프리다이빙을 즐기고 있습니다. 스노보드와 수상 웨이크 스포츠도 가끔 해요. 저는 도전해 보고 싶은 취미가 있으면 바로 체험해 보는 편인데요. 잘하지는 못하더라도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핑은 99%의 기다림과 1%의 라이딩이라고 해요. 1개의 라이딩을 위해서 파도를 기다리는 시간이 많습니다. 패들해서 파도를 타기 위한 위치까지 가는 순간부터 적당한 파도를 선택하기 위해 기다렸다가 마침내 파도를 잡아서 라이딩을 할 때는 흥분감을 감추기 어렵습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렵네요. 글로비스인 여러분도 서핑을 경험해 본다면 제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편집실
2024.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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