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을 만난 후부터 난 아프면 안 되는 사람이 되었다

임직원이 행복한 기업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업무에 삶이, 삶에 업무가 영향을 주지 않도록 워라밸이 지켜지는 것 아닐까. 임직원과 가족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기업 문화를 위해 현대글로비스는 임신, 출산과 관련하여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모성보호를 위해 임신기 단축근로, 출산전후 휴가, 만 8세 이하, 초등학교 2학년 자녀가 있는 임직원에게 육아휴직 및 육아기 단축근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육아휴직은 배우자가 육아휴직중이어도 동시 신청이 가능하다.

그리고 자동차선구주아중동운항팀 고승범 책임매니저는 ‘아빠’로서 1년간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아이들과 더 가까이 함께하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가족을 더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이 때 부부는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임신부터 출산, 그 후까지 고생하며 힘들게 지켜낸 우리 아이들을, 모든 있는 힘을 다해 끝없이 사랑해 주겠다고.”

저희의 태명은 도치(좌)와 딱지(우)에요

부부에게 찾아온 인생 최고의 선물

2016년 결혼 후 약 3년간 신혼생활을 하던 고승범 책임 부부에게 2019년 10월, 쌍둥이 임신이라는 특별한 선물이 찾아왔다.

이 인생 최고의 선물들과 만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아내의 작은 체구에 두 명의 아기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몸에 무리가 왔기 때문이다. 임신 중반기엔 위급한 상황이 찾아와 아내는 병원의 고위험산모실에 누워지내게 되었고, 약 3달을 꼬박 그렇게 입원해 있었다. 이 기간동안 고승범 책임도 병원에서 아내를 돌보며 집이 아닌 병실에서 회사로 출퇴근을 했다고 한다.

어느 날 의사 선생님이, “이제는 아이들이 밖으로 나와도 괜찮은 시기입니다. 두 분은 할 만큼 하셨어요.” 라고 말했을 때 아내와 부둥켜안고 엉엉 울었다고.

그렇게 소중한 아이들은 2020년 7월, 세상에 나왔다. 인큐베이터에서 2-3주정도 아이들이 무게를 늘리는 동안 밤낮으로 모유를 얼려 병원으로 날랐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는 고승범 책임.

이 때 부부는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임신부터 출산 그리고 그 후까지 힘들게 지켜낸 우리 아이들을, 모든 있는 힘을 다해 끝없이 사랑해 주겠다고.

남산타워 나들이

“저와 아내의 결정에 의해 이 두 명의 생명을 세상으로 나오게 했다는 생각을 하면 자다가도 눈이 떠지고 없던 힘도 생기는 것 같았습니다.”

여담이지만, 고승범 책임에게 그 무렵 현대차 더 뉴 싼타페 광고가 머릿속에 크게 각인됐다.

“너희들을 만난 후부터 난 아프면 안 되는 사람이 되었어, 너희들이 다 클 때까지 끄떡없이 버틸거야.”

그만큼 힘들고 지치고 잠 못 자는 나날 속에서 이러한 마음 하나로 부부가 버텼고 힘들었지만 정말 큰 행복이었다고 한다.

‘내가 누군가를 위해서 이렇게 애쓰고 노력하고 죽을 만큼 힘들었던 적이 있었을까?’

‘그렇게 힘든 데도 어떻게 마음은 따뜻해지고 입가엔 미소가 지어질까?’

아이들에게 최대한 많은 사랑을 주자고 생각한 부부의 공통된 마음에서 고승범 책임의 육아휴직은 중요한 고려 대상이었고, 이 부부는 최종적으로 아내의 육아휴직에 이어 남편의 육아휴직을 결심할 수 있었다.

바닥분수가 처음인 둥이들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대글로비스 자동차선구주아중동운항팀 고승범입니다. 아내와 쌍둥이 남매와 함께 4명이서 오손도손 살고 있습니다.

육아휴직을 고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다 크고 나서야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진다는 말,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이라 생각해요. 저 역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그제서야 여태 드러내지 않으셨던 아버지의 마음이 이해되고 이심전심이 되는 것을 느꼈거든요.

저희 부모님 세대는 상대적으로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고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자란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시대상이 주말도, 밤낮도 없이 일하는 것이 미덕인 시기였기 때문에 자녀세대에 영향을 주고 싶은 아버지가 있더라도 환경이 그러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험으로 비추어 보면, 아버지는 표현하지 않으시고, 제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바로바로 알 수 없어서 자연스레 육아와 교육에서 멀어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를 이해하는 데에 많은 길을 돌아가게 되어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 사이 발생했던 불필요한 오해들이 어머니와의 관계보다 아버지와의 관계를 멀게 느껴지게 만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내가 많이 표현해주고, 커가는 모습을 지켜봐주고,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는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다면 나와 아이들의 관계가 더욱 끈끈해지고 그게 평생에 걸쳐 우리 가족의 행복에 중요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꼭 해야지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딸기농장 체험

육아휴직을 사용하는데 걱정되는 점은 없었나요?

걱정이 안됐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죠. 많은 걱정과 고민을 했습니다. 저의 향후 회사생활, 줄어드는 소득 등 아내와 2-3달에 걸쳐 오랫동안 논의하며 고민했던 육아휴직이었습니다.

하지만 육아휴직을 하면서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사랑과 정성, 그리고 제가 아이들로부터 받을 분에 넘치는 사랑이, 휴직으로 인해 받을 수 없는 급여나 걱정스러운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머뭇거리기에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가치일 것이라고 생각하였고 최종적으로 육아휴직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육아휴직 기간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육아휴직 기간 중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저는 평상시 아래와 같은 패턴으로 살았습니다.

기상 후 아침 먹이고 등원시키기 – 1차 집 정리 후 장보고 저녁거리 준비, 운동 후 휴식 – 하원 후 아이들과 외출 또는 집에서 놀이 – 저녁먹이고 씻기고 놀다가 재우기

이런 일상 속에 소소한 행복을 느끼면서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둘만 있어도 재미있는 남매

아이들의 입이 짧고 입맛이 예민하여 먹이는 것에 많은 고민을 하면서 지냈습니다. 아이들이 자면 아내랑 마주앉아 어떤 음식을 어떻게 만들어 주는 것이 좋을지 논의하고 직접 만들어서 먹여보곤 했습니다. 아무래도 육아휴직 중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있는 낮이나 잠을 자는 밤에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 있으니 그 시간에 아이들 먹을 음식을 만드는데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그 덕에 왠만한 국이나 기본적인 반찬은 만들 수 있는 수준의 요리실력이 생겼네요.

또, 아이들에게 아빠가 하루 종일 시간을 내어줄 수 있는 이 황금 같은 육아휴직기간에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느끼게 해주고자 아이들을 데리고 이곳 저곳을 다녔습니다. 체력과 기동력, 추진력을 가진 아빠는 비록 혼자지만 두 아이들을 데리고 못할 것이 없었습니다.

주중에 어린이집 하원 후에는 아빠만의 주간 프로그램을 짜서 공원, 동물원, 미술관, 박물관(공룡박물관, 똥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음악박물관, 과학관, 천문대 등), 놀이방(구립, 사설, 놀이터 등), 근처의 산사, 하천(중랑천), 캠퍼스, 왕릉, 수목원, 마트 등 멀지 않게 갈 수 있는 곳에 가서 직접 보고, 듣고, 맛보고, 만져보면서 편견없이 경험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좋아하기도 지루해 하기도 하였지만 모두 아이들이 직접 느끼는 경험과 감정이었고 그것들이 아이들의 성장에 필요한 경험과 감정들이 아닐까 생각하며 저 스스로 뿌듯하고 자랑스럽게 느끼면서 활동했습니다.

아빠가 두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다 보니 주위에서는 호기심을 가지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고 등을 토닥이거나, 엄지 척 해주며 칭찬해주는 분도 많았습니다. 그런 반응이 재미있기도 했고 저 스스로 자신감이 많이 높아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러한 활동이 아니더라도, 비 오는 날 비 맞아보기, 눈 오는 날 눈맞아보기, 바람 느껴보기, 햇살 느껴보기, 구름 보기, 달과 별 보기, 새나 매미 소리 들어보기 등, 어른이 된 저에겐 사소한 것일 수 있지만 온 세상이 신기한 아이들에게는 특별하고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는 것들을 놓치지 않고 경험해보게 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곤지암 눈썰매장에서

성별이 다르고 성격이 다른 두 명의 아이를 기르고 있기 때문에 육아로 고민이 있는 사람들에게 제가 가진 케이스들을 바탕으로 상담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제 또래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제가 경험이 많고 또 제가 육아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살다 보니 친구나 동료들이 육아로 다양한 고민을 토로할 때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제 스스로를 또 한 번 돌아보고 반성하기도 하였고, 지금상태보다 발전할 수 있도록 공부도 계속했던 1년이었습니다.

육아에는 체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육아휴직기간 동안 꾸준히 운동을 하였습니다. 그 때 들였던 운동하는 습관을 복직 이후에도 꾸준히 이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육아휴직 전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스스로 체력이 정말 많이 좋아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굴러가는 낙엽도 재미있는 아이들

육아휴직 제도가 가져다 준 변화가 있나요?

아이들이 따르고 좋아하는 아빠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복직한 후로는 아이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줄었지만, 그 줄어든 시간일지라도 저의 진심을 담아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육아휴직을 하면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순간 순간을 모두 눈에 담고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걸었던 날, 처음으로 “아빠”하고 말을 했던 날, 처음으로 이유식을 시작했던 날 등 수많은 하루하루가 모두 새로운 날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관심있는 주제는 무엇인지, 어떤 습관을 가졌는지, 어떤 성향을 지녔는지 잘 알게 되었고 아이들의 비언어적 표현을 이해하고, 부모만 알아들을 수 있는 옹알이를 알아듣고 응해주면서 아빠와 아이들간 신뢰가 많이 쌓였다고 생각합니다.

내 아이들이 먹을 음식을 만들 수 있고, 입는 옷 치수나 발 크기를 알고 있는 아빠는 요즘에도 그렇게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러한 것들이 가능한 아빠입니다 🙂

사이판 가족여행

아내분과 아이들, 주변에서 육아휴직 만족도는 어땠나요?

아내와 아이들과 저의 만족도는 최상이며, 육아휴직 결심할 때 만류하였던 양가 부모님도 말씀하시길, 정말 잘한 결정이었고 안 했으면 많은 것을 놓칠 뻔했다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주변보다도 결국 저 스스로의 만족도가 가장 높다고 자신합니다. 제가 언제 어떤 기회로 이런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이런 기회가 주어진 것이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특히 제 아내는 제가 육아휴직을 하면서 아이가 아플 때 아이를 전담으로 돌볼 수 있고, 긴급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인력이 존재한다는 것 만으로도 집에 대한 걱정을 덜고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했어요.

아기 엄마들이나 아빠들은 아실거라 생각해요. 우리 아이가 지금 잘 지내고 있나, 밥은 먹었나, 어린이집에서 별일 없나 일 하다가도 문득문득 걱정되잖아요. 그래서 일이 손에 안 잡힐 때도 있고요. 아이가 아플 때, 회복될 때까지 가정 보육을 할 수 있고, 아이가 어린이집에 너무 오래 있지 않을 수 있게 낮잠자고 일어나면 바로 데려와서 다른 활동을 하는 것 등 육아휴직기간에 아이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었고 아내에게는 복직 후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줄 수 있었습니다.

이 자동차 놀이기구만 10번째…

육아하면서 어떤 점을 가장 신경 쓰시나요? 알려주고 싶은 육아팁도 말씀해주세요

육아하면서 넘쳐나는 육아 정보 홍수 속에 중심을 잡고 우리 가족만의 육아법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아이들이 충만한 사랑을 느끼게 해주자는 큰 의미의 육아관 아래에서 놀아주기가 아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같이 놀기, 책 읽어주기가 아닌 책 속에 같이 빠져들기 등 아이들에게 해준다는 느낌보다 진짜 같이한다는 느낌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집 외부의 다양한 환경과 자극에 노출시켜주고자 이곳저곳에 놀러 다니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자기랑 노는 어른이 즐거운지 아니면 억지로 노는지 다 알아요. 아이에게 정말 즐겁고 행복한 경험을 주고 싶다면, 해주지 말고 하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가만히 보면 유독 아이들이 좋아하는 어른이 있죠? 똑같이 잘해줘도 안 따르는 어른이 있고요. 아이들이 잘 따르는 어른의 특징을 보면, 그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같이 노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앞으로의 육아 계획은요?

아이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진 지금이지만, 그 짧아진 시간이라도 최대한 집중하여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앞으로도 제 일과 외 시간은 가족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들의 순간 순간을 눈에 담고, 성장하는 과정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고자 노력할 것 입니다. 아이들에게 제가 꼭 필요한 기간은 아이들의 인생에서 그리 길지 않을 것이고 커가면서 점차 줄어들 것입니다. 그 꼭 필요한 기간에 절 필요할 때 바로바로 옆에 있어줄 수 있는 아빠가 되고자 합니다.

1년동안 부쩍 자란 남매둥이. 짧다면 짧은 1년이지만 하루 하루가 다른 황금기 3살

육아휴직을 앞두고 있는, 또는 고민하고 있는 사우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꼭 하길 권유합니다. 물론 결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지만 가능한 상황이고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정말 추천합니다.

아이들은 매 순간 성장하고 있고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순간들이 모여 하루, 한달 일년을 이루게 되는데, 그것을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지켜보고 도와주고 응원하는 경이로운 경험을 꼭 해보기를 바랍니다.

뽀로로파크 & 로스트벨리에서 찰칵

제가 1년간 아이들을 길러보니, 엄마만 모성애로 아이를 기를 수 있는 게 아니란 것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주 양육자가 되어 아이를 기르다 보면 아빠의 육아능력치가 많이 향상되어 엄마 못지 않은 양육자가 될 수 있고 아이에게 충분한 사랑을 느끼게 해줄 수 있습니다.

넓은 아빠의 품을 내어 주신다면 아이들은 전보다 밝고 명랑하고 안정감 있게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직장인으로서 반복되는 일상의 단조로움에서 잠시 벗어나 매일매일 추억할 수 있고 기억에 남길 수 있는 1년을 보낸다면, 내 삶 또한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기고 자동차선구주아중동운항팀 고승범 책임매니저
편집 커뮤니케이션팀 김정원 매니저
202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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