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심비 찾아 나나랜드로 떠나자!
미코노미 리포트

MZ세대 중심으로 ‘나의 만족’을 위한 경제 활동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를 뜻하는 미코노미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1인 가구 증가와 개인의 신념과 취향을 추구하려는 경향을 반영한 미코노미 현상을 살펴보고, 신조어와 사례를 통해 새로워진 소비 트렌드를 알아본다.

MZ 세대 지갑 여는 ‘나심비’

경제 불황이 장기화하고 물가는 고공행진 하는 요즘, 사람들의 소비 심리가 꽁꽁 얼었다. 사실 사람들이 ‘살기 팍팍하다’고 느끼는 건 예전과 지금이 다를 바 없지만, 차이가 있다면 돈을 쓸 때는 쓴다는 점이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 변화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자리 잡으며, 나를 뜻하는 ‘Me’와 경제를 뜻하는 ‘economy’의 합성어인 미코노미라는 단어를 등장시켰다. 미코노미는 미국 제러미 리프킨의 저서 ‘소유의 종말’에 처음 등장했다.

‘내가 주체가 되는 경제활동’ 즉 미코노미 현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1인 가구 증가와 팬데믹으로 비대면 생활 방식이 확산하면서 ‘우리’보다는 ‘나’의 가치에 집중하는 경향이 커졌기 때문이다. 인플루언서나 세포마켓(SNS로 운영하는 1인 마켓)처럼 소비자이자 생산자 역할을 하는 프로슈머의 성장도 원인 중 하나이다. 제품의 질과 가격, 브랜드 파워, 타인의 시선을 중시했던 기성세대와 달리 개인의 만족과 성장, 워라밸을 중시하는 MZ세대의 가치 소비는 확실히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소비를 통해 내 가치관과 취향, 생각을 반영하려는 미코노미는 앞으로도 강력한 소비 트렌드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조어로 보는 미코노미 현상

그 사회와 문화의 변화를 표현하고 설명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용어가 필요하다. 미코노미 현상을 둘러싼 신조어로 그 개념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 나나랜드_ 사회가 정한 기준,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기준에 따르는 주체적인 세계.
  • 나심비_ ‘나’와 ‘심리’, ‘가성비’의 합성어로 가격과 성능보다 자신의 만족을 중요시하는 소비 심리.
  • 디깅 소비_ 영어 ‘파다(dig)’에서 파생한 단어로 소비자가 선호하는 영역이나 특정 제품에 파고드는 행위.
  • 맨즈케어_ 남성들도 다이어트를 하고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것.
  • 미닝아웃_ ‘가치(meaning)와 ‘커밍아웃(coming out)’의 합성어. 소비 과정을 통해 개인의 취향, 정치적·사회적 신념을 솔직하게 선언하는 행위.
  • 셀프 기프팅(self-gifting)_ 소중한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스스로 선물을 주는 것.
  • 일코노미_ 숫자 ‘1’과 경제 ‘economy’의 합성어로 혼술, 혼밥 등을 즐기는 1인 가구 경제 활동.
  • 자기중심 소비_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에서 미코노미를 대체하기 위해 선정한 단어.
  • 포미족_ 건강(for health), 싱글족(one), 여가(recreation), 편의(more convenient), 고가(expensive)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 가치를 두는 제품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을 뜻함.
  • 횰로족_ ‘욜로(YOLO, 자신의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고 즐기는 것)’와 ‘홀로’의 합성어. 혼자 하는 활동 통해 만족 얻는 사람들.

사례로 보는 미코노미 현상

취미, 덕질 등 자신이 좋아하는 영역을 깊게 파고드는 디깅 소비는 가장 흔한 미코노미 현상이다. 한정판을 사기 위해 오픈런에 나선다거나,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해 원하는 제품의 제작을 조달해주기도 한다. 꽃이나 신선한 식재료를 정기적으로 배달시키는 구독 서비스도 한 예라 할 수 있다.

플렉스와는 다른 개념인 프리미엄 미코노미도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의 특징이다. 영양성분, 비주얼, 품종을 따져 애플 수박, 납작 복숭아, 샤인 머스캣과 같은 이색적인 과일을 사는가 하면, 골프 등도 사치나 특권이 아닌 일상의 소비로 즐긴다. 명품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샤넬, 크리스티앙 디오르와 같은 전통적인 명품도 좋아하지만, 취향에 맞는다면 무명의 디자이너가 만든 제품에도 기꺼이 지갑을 연다. 호캉스를 떠나고 오마카세나 커스터마이징 제품에도 익숙하다. 경험과 재미를 중시하는 MZ세대를 겨냥한 프리미엄 시장도 더욱 활성화될 조짐이다.

착한 가게와 기업을 돈쭐내주거나, 반대로 부도덕한 곳은 불매운동으로 혼쭐내는 일은 가치 소비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세상을 바꾸는 데도 일조한다. 소년 가장 형제에게 치킨을 준 치킨집,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통학로를 터준 건물주의 과일 가게 등에 손님이 이어진다는 훈훈한 뉴스를 자주 접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물류센터 화재 사고로 열악한 노동 환경이 알려지고, 욱일기 판매 등으로 공분을 산 쿠팡은 불매운동으로 혼쭐이 나야 했다.

경제 불황 속에서도 미코노미는 뜨겁다. 애쓴 자신을 위해 몸과 마음이 쉴 수 있는 휴식을 선사하고, 한 끼를 먹어도 잘 갖춰진 식사를 찾으려는 미코노미 현상은 결국 최선의 선택을 통해 행복해지려는 노력과 같다. ‘우리’라는 명목하에 개인의 취향과 가치는 묵살되곤 했던 사회에서 자신의 만족을 중시하는 자기중심 소비의 등장은 꽤 반가운 변화가 아닐까.

 편집실
202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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