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성과 성 바오로 대성당 등 오랜 문화유산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어쩐지 타 유럽국보다는 아직까지는 낯선 나라 체코. 그러나 서유럽과 동유럽을 잇는 유럽 중부에 위치한 체코는 현대글로비스의 중요한 거점이다. 전통과 역사가 숨쉬는 체코에서 현대글로비스의 글로벌한 현재와 미래를 지원하는 체코 법인의 신기환 책임매니저를 만났다.
매혹의 나라 체코와 현대글로비스의 만남
체코 법인은 프라하에서 동쪽으로 약 3시간 30여분 거리에 있는 노쇼비체(Nošovice)라는 작은 도시에 위치해 있다. 신기환 책임매니저는 2021년부터 글로벌물류사업부 산하 체코 법인에서 주재원으로 근무 중이다. 사무소에서 약 30분 떨어진 오스트라바(Ostrava)라는 도시에서 거주하는 신 책임의 하루는 6시반에 시작된다. 자동차로 높은 빌딩이나 복잡한 거리가 아닌 산과 들을 지나 사무실에 도착하면 아침 7시. 하루의 일과를 준비하며 마시는 차 한잔은 체코 법인에 발령받은 후 생긴 신 책임의 모닝 루틴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유럽 거점으로 성장하다
체코 법인은 HMMC(현대자동차 체코 공장)의 생산 지원 및 관련 물류 서비스 제공을 주요 목적으로 2007년 설립됐으며 2022년 6월 29일 법인 설립 15주년을 맞이했다. 지난해 누적 생산 400만대 돌파한 HMMC와 함께 무럭무럭 성장한 체코법인은 현재 주재원 6명과 현지 직원 634명으로 구성돼 있다.
Q. 체코 법인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주재원 6명을 포함한 총 640여명 규모의 체코 법인은 생산물류(CC, VPC), 조달운송, 창고사업, DKD물류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체코 법인의 이러한 사업들에 대한 재경측면에서의 관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FA(재경) 6명, GA(총무) 4명인 총 10명의 체코인과 일하고 있어요. 법인의 매출/손익 관리 및 자금/회계/세무관리 등을 하며 법인이 올바른 방향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주재원 및 직원들과 같이 고민하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체코 법인 발령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나요?
당시 코로나19로 팬데믹 상황이라 저보다 부모님을 포함한 가족들의 걱정이 더 컸습니다. 가장으로서 아내와 아이들에게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겪게 하는 건 아닌지 우려도 있었지만, 회사생활을 하면서 조직 속에서 역할과 책임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더불어 제 인생과 회사 생활에 있어서 또 다른 기회라고 믿었습니다.
Q. 체코에 도착해보니 어떠했나요?
제가 처음 체코 땅을 밟았던 시간이 2021년 1월 1일 오후 2시였어요. 하얀 눈으로 덮인 체코는 금세 어두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3시 30분이 되자 완전 밤이 되더라고요. 대부분의 주재원이 그러겠지만 경험해 보지 않은 나라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 긴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Q. 처음 정착할 때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이었나요?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닫았고 지역간 이동 또한 통제되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족들의 비자 발급이 지연돼 체코 입국 일정이 계획보다 4개월이 늦어져 개인적으로 힘들었습니다.
Q. 타지에서 함께 일하다 보니 함께 일하는 분들이 동료이자 가족처럼 느껴질 듯한데 사무실 분위기는 어떠한가요?
체코인들과 일하면서 느낀 점은 책임감이 강하며 정해진 룰에 충실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들 높은 집중도로 주어진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의 사무실에서는 아무래도 직원들과 정서적 교류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가끔 시간을 내어 한국 식당을 가서 체코 직원들에게 한국의 음식과 음식 문화를 소개해 주거나, 현지 식당에서 체코의 음식과 문화를 경험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어요. 이러한 시간은 사무실에서 다소 딱딱했던 관계를 부드럽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Q.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시나요?
출근 후 가장 먼저 이메일과 메신저를 확인해요. 본사와의 업무 그리고 밤 사이 발생한 추가 업무가 있는지 살펴보죠. 본사로부터 긴급한 연락이 있는 경우에는 즉시 대응합니다. 아침에는 그렇게 하루의 일과를 확인∙정리∙계획하고 점심 전까지 보고서 결재, 업무 미팅, 본사 보고 및 회의 등의 업무를 합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가끔씩 시간을 내어 CC, VPC, 사외창고 등 물류 거점을 방문해 현장 직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Q. 체코 법인 자랑 부탁드립니다.
2022년 6월 29일은 체코법인 15주년 기념일이었습니다. 이는 회사 설립 후 현재까지 직원 모두의 땀과 헌신의 결과입니다. 이를 기념하고자 그해 11월 5일 ‘Employee Day’라는 행사를 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한동안 못했던 행사여서 직원 모두가 기대반 설렘반으로 준비했던 기억이 납니다. 다행히 행사는 잘 마무리됐고 직원들 만족도가 높아서 뿌듯했습니다.
Q. 퇴근 후 혹은 주말이나 휴일 여가생활을 어떻게 보내시나요?
퇴근 후에는 주로 가족들과 집 앞 공원에서 배드민턴을 쳐요. 땀 흘리며 즐겁게 다같이 운동하는 시간은 가족 모두에게 힐링이 됩니다. 주말에는 가족들과 현지 맛집들을 찾아다녀요. 카페나 레스토랑 등 체코인들에게도 인기 있는 곳을 방문해 현지의 맛과 문화를 느낍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 또한 다양한 음식에 거부감이 없는 편입니다.
Q. 이방인으로 사는 것의 장단점이 있을 듯해요. 해외살이는 어떠신가요?
여기에 살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점은 유럽의 운전 문화를 몸소 경험하고 배울 수 있다는 점이에요. 배려 운전, 교통 법규 준수, 특히 보행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운전 문화는 충분히 배울 가치가 있어요. 단점은 의료 시설입니다. 한국과 달리 웬만해선 병원을 가지 않는 현지인들의 성향도 있겠지만 더 큰 장벽은 의사소통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오스트라바의 경우 영어가 가능한 의사가 드물기도 하거니와 영어로 몸 상태를 설명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서 병원 방문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운동 등 건강관리를 꾸준히 하려고 해요.
Q. 체코의 가장 인상적인 여행지는 어디였나요?
프라하 서쪽으로 1시간 30여분 거리에 있는 카를로비 바리(Karlovy Vary)입니다. ‘카를 왕의 온천’이라는 뜻의 온천 마을인데요, 14세기 중반 카를 4세가 보헤미아 숲에서 사냥하던 중 다친 사슴이 온천에 들어가 상처를 치유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온천의 효능이 알려졌다고 합니다. 저에게는 도시 자체가 아름다웠던 점이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시내에 온천물이 나오는 수도꼭지가 있는데 온천수 전용 컵으로 시음을 하며 도시의 풍경을 눈에 담았던 시간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Q. 프라하로 유명하긴 하지만 체코는 여전히 한국인에게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다른 유럽국보다는 낯선 나라입니다. 직접 살아보니 체코, 프라하는 어떤 곳인가요?
주재원 생활을 하다 보니 유럽의 여러 나라들을 여행할 기회가 많아요. 체코가 유럽 여행을 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기도 하고요. 동쪽으로는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남쪽으로는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이탈리아, 서쪽으로는 독일, 스위스, 프랑스,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등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유럽 여러 나라의 중심에 체코가 있어요. 직접 운전을 하면서 여행을 하기도 해요. 가장 멀리 다녀온 곳이 이탈리아 로마예요. 여행을 끝내고 다른 나라에서 체코 국경을 넘어올 때는 무사히 집에 왔다라는 안도감과 더불어 따뜻함을 느낍니다. 그만큼 저에게는 체코가 제2의 고향이 됐어요. 또 체코에서 지내면서 느낀 점은 체코인들은 이해타산적이기 보단 솔직하고 욕심을 부리기 보단 배려합니다. 그리고 서유럽 국가 대비 물가도 저렴하고 기온은 한국과 비슷해서 생활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라고 자부합니다.
Q. 진짜 체코를 느끼려면 어디를 가고 무엇을 해야 할까요?
체코는 맥주가 유명합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맥주 브랜드들이 여럿 있습니다. 이러한 맥주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을 가보길 추천합니다. 체코 음식의 맛과 분위기, 체코인들의 음식 문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Q. 체코 여행 팁과 거주 시 노하우를 공유해주세요.
체코 여행을 하다 보면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영어 의사소통이 어렵습니다. 교통 표지판, 식당 메뉴 등 대부분이 체코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생활 체코어는 습득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Q. 향후 체코 법인의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고객 최우선 관점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성장이 체코 법인의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법인 소속 직원 개개인은 맡은바 역할과 책임을 충실히 이행해 나갈 것입니다. 2023년에는 최적의 물류 운영 안정화 지원을 통해 더 높은 성과를 내는 체코 법인이 되고자 합니다.
체코의 진짜 모습!
체코인들은 건강한 신체를 위해 자기관리가 철저합니다. 첫째 건강한 육체를 위해 운동을 즐겨합니다. 제가 다니는 피트니스 센터는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여요. 주중, 주말뿐만 아니라 추운 겨울에도 사람이 많습니다. 둘째로는 채식위주로 식사를 하는 체코인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레스토랑이 비건 메뉴를 기본적으로 판매하고 있어 체코인들의 건강한 식습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만의 Pick! 체코 혹은 프라하에 왔다면 꼭 들려야 하는 핫플레이스 3
#1 카를로비바리(Karlovy Vary)
온천수를 시음하며 도시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
#2 체스키크룸로프(Český Krumlov)
고딕·르네상스·바로크 양식 요소가 어우러진 13세기 무렵의 건축물을 볼 수 있는 중세도시.
#3 레스토랑 Kozlovna Na Špici
사무실 근처의 작은 도시 ‘프리데크미스테크’라는 곳에 있는 코젤 맥주 전문 레스토랑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레스토랑입니다. 코젤은 흑맥주가 유명한대요, 특히 여기에서는 코젤 흑맥주를 Draught로 즐길 수 있습니다. 체코의 정통 맥주를 즐기고 싶으신 분은 여기를 추천합니다.
글 편집실
2023.04.18